제가 교회에 처음 갔던 건 5살 때였습니다. 잘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엄마께서 저를 보내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몇 년을 다니다가 저는 완주군 봉동으로 이사를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익산까지는 차로 30분 거리였기에 교회에 오는 것이 쉽지 않겠다고 생각을 하고 교회를 나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하나님께서는 저를 쉽게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마침 같은 아파트에 초등부 담당 집사님께서 거주하셔서 일요일 아침마다 저를 데리고 예안교회로 향하셨습니다.

 이후에 줄곧 교회를 잘 나갔고 다시 익산으로 돌아와서 한동안 교회에 다니지 않으시던 엄마를 제가 전도하게 됩니다. 그렇게 교회를 잘 다니던 저에게도 중2병이 찾아옵니다. 중학교 2학년이 되고 나서 한번 교회에 빠지니 다시 교회에 나가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양심에 걸렸지만, 날이 갈수록 하나님을 외면하게 되고 ‘이 세상에 하나님은 없어’와 같은 생각으로 교회에 가지 않는 저를 합리화했습니다.

그럼에도, 이사를 갔던 그때처럼 하나님께서는 저를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매주 김의향 권사님과 박선화 권사님께서 학교 전도를 오셨습니다. 저는 마주치는 게 너무 죄송하고 눈치 보여서 일부러 학교 전도를 오셨을 때 피해 다녔습니다. 그렇게 몇 달을 피해 다니다가 한번 붙잡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아 큰일 났구나. 많이 혼나려나?’ 하지만 제가 교회에 오면 좋겠다는 진심을 전하셨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예전에는 제가 엄마를 전도했었는데, 이번에는 엄마께서 저를 교회로 부르셨습니다. 그 진심이 제게 닿았던 것일까요?

저는 다시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었고, 예배 시간에 몰려오는 졸음으로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중등부에서 저를 섬겨주셨던 담임 선생님, 여전히 저를 챙겨주신 박선화 권사님, 그리고 진심으로 환영해 주신 이성호 목사님의 성원에 저는 정말 죄송한 마음 때문에라도 교회에 꾸준히 나갔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도 믿음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예배 시간에는 꾸준히 졸고, 찬양도 하나도 모르겠고, 기도할 때도 눈만 감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처음으로 예수님의 존재를 경험하게 됩니다. 중2 겨울방학 때 처음으로 수련회를 가보게 되었는데요,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열정적인 찬양, 너무도 긴 기도 시간... 한 시간 만에 후회했습니다. 하지만 둘째 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껏 기도를 하며 잡생각만 들었지만, 그때는 달랐습니다. 온전히 하나님만을 찾고 부르짖으며 기도드렸습니다. 그때부터 제 믿음은 서서히 성장해 갔습니다. 그다음 해에도 오병이어 수련회를 가며 믿음을 성장시켜 나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 믿음은 별 볼 일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중 제 신앙생활의 변곡점이 찾아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여름, 제 친구가 찬양단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습니다. 고민이 많이 되었지만, 속는 셈 치고 한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게 낯설었습니다. 말 한마디 섞지 않았던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죠. 게다가 저는 아는 찬양도 많이 없었기에 초반에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특히 큐티를 한다는 게 많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성경 말씀을 많이 접해보지 않았고, 혼자 기도하는 시간도 거의 없었기에 큐티라는 시간은 제게 너무 낯설고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그 낯설고 힘들었던 시간은 세월을 견뎌낸 나무가 깊게 뿌리를 내리듯이 제가 거목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나날이 큐티를 하고, 찬양단과 함께 은혜를 나누고, 찬양 가사를 묵상하는 그 하나하나가 저를 성장시켰습니다.

 결국 저는 이렇게 세례까지 받게 되는 신실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하나님께서 저를 떠나셨던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저만 하나님을 외면했고, 피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저를 놓지 않으셨고, 항상 저를 사랑으로 하여금 다시 돌아오게 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를 찾아주신 선생님, 제게 주신 찬양단이라는 동역자들, 그리고 저희 엄마를 통해 하나님께서 역사하셨습니다. 아직도 저는 믿음이 많이 부족합니다. 이번 세례를 통해 믿음이 더욱더 성장하는 제가 되길 기도하겠습니다.                       -고2 유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