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교회에서 저는 그저 조용한 선데이 크리스천이었습니다. 그렇게 지낸 이유가 있는데, 교회에서 까불기 시작하면(그러니까 나서기 시작하면) 여러 가지 일을 맡아 힘들어질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도 있었습니다. 교회 밖에서는 그렇지 않았는데, 많은 친구와 어울리며 잘 까불고 다니는 학생이었습니다. 저의 이러한 나서는 성격과 친화력을 이유로 학과에서 반강제로 학회장을 맡게 된 것이 21년도입니다. 이때엔 코로나가 한창이었고, 여러 학과행사가 비대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줌을 통하여 운영하는 비대면 행사는 여러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중 가장 큰 어려움은 참여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하기 어렵고 호응을 유도하기도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학과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비대면으로 진행하였을 때, 특히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할 때 이러한 어려움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교회에서 기억하길 비대면으로 신입생 환영회를 진행하였습니다. 행사 진행의 어려움을 알고 있던 저는 비대면 행사에서 참석자의 많은 반응이 중요함을 알고 있었고, 결국 참지 못하고 까불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저의 까불거림은 목사님의 눈에 들어왔고 목사님은 “현우 형제 진짜 재미있다”라는 피드백과 함께 이후 제자훈련 참여를 제안하십니다.

 그때 학회장 생활과 앞으로 임용시험 준비를 앞두고 있던 시점에 제자훈련은 제게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결국 당시 제자훈련에 참여하지 못하고 나중을 기약했습니다.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아…. 시험만 되면 그때 해야겠다.”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 시험이 금방 될지 모르고 나중으로 미루기 위한 핑계이기도 했는데, 웬걸? 붙어버렸습니다. 마음속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습니다. “...해야겠지?” 그렇게 제자훈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제자훈련의 과정은 즐거움과 부담이 공존했습니다. 여유가 많을 것이라던 교사 생활은 예상보다는 훨씬 바쁘고 특히 맡게 된 일이 이것저것 많아 제자훈련 과제들은 결코 만만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독서와 거리가 먼 생활을 했던 저에게 성경 읽기와 독서과제가 어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성경은 그나마 핸드폰에 앱이 있어 짬 날 때마다 읽으며 겨우겨우 해냈는데, 독서과제는 자리를 잡고 책을 읽어야 했기에 생각보다 더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자리를 잡고 읽게 되었던 2권의 책은 저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고 묵상할 시간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제자훈련에서의 즐거움은 함께 참여한 제자훈련 동기들 덕에 컸습니다. 함께 어울리며 놀기도 하였고 교회에서 만나면 인사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제자훈련에 참여한 사람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었던 저는 신앙생활 기간도 저보다 짧고 나이도 어렸던 동기들의 본받을 만한 여러 모습을 보며 반성하고 또, 더 나아갈 마음을 다잡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좋은 동기들과 제자 훈련을 하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제자 훈련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얻게 되었지만 그중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고 좋았던 것은 믿음에 대한 확신이었습니다. 과거 예수님, 하나님이 있으시다는 믿음은 있었지만, 항상 죄에 넘어진 나 자신을 보며 내 안에 성령이 있으시지 않은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주님이 살아계신다는 것을 믿는 것 그 자체로 제 안에 주가 거하시는 것이라는 사실을 배웠고, 이 사실은 주님께서 이미 나를 사랑하셔서 내 안에 거하시고 있으셨구나, 그저 “내가 주님을 다락방으로 몰아두고 있던 것이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했습니다. 또 마음의 방을 잘 치우고,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하게 했습니다.

 제자훈련을 마칠쯤 되어 스스로를 돌아보았습니다. 나는 제자훈련을 수료할 만큼 잘 참여했고, 충분히 열심히 하였는가? 솔직히 과제를 밀리는 일도 많았고 노력은 하였지만, 제자훈련 과정 중에 죄를 지은 일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나에게 이 훈련은 의미가 없었느냐는 고민을 하다가 내린 결론은 의미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자 훈련”은 제자가 되기 위해 훈련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제자란 배워가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완벽하지 않고, 아마 앞으로도 인간이기에 완벽할 수 없지만 예수님 닮아가기 위해 노력한다면 제자가 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자 훈련을 통하여 어떻게 하면 예수님을 닮아 갈 수 있는지 배우게 되었기에 배운 것을 바탕으로 이제 노력할 일만 남은 것 같습니다. 배우기 위해 배웠던 제자훈련을 수료하게 되어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하고 앞으로 예수님 닮은 스스로가 되기 위해 노력하기로 다짐해 봅니다.                                                                          -청대부 조현우 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