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 시절의 나는 하나님을 믿진 않았지만 근면하시고 성실하신 부모님 슬하에서 그런대로 잘 교육받고 경제적 어려움 없이 평범하게 자랐다. 초등학교 땐 제일 친한 친구 아버지께서 제법 큰 교회 목사님이셔서 방과 후 우리들의 놀이터는 교회의 잘 꾸며진 넓은 정원과 잔디밭이었으며, 그 옆 근사한 사택에서 매일같이 신나게 뛰어놀곤 했다.

 그 교회에서 소풍 때나 크리스마스 때 어쩌다 예배드려 본 경험밖엔 어느 누구도 나에게 예수님을 믿어야 한다는 권면도 전도도 하지 않았다. 교회는 알고 가 봤지만 예수님은 전혀 모르고 그렇게 별 탈 없이 성장했다. 그러다 엄마가 친구분의 전도로 교회에 나가게 되시면서 우리 집에 성경책이 있었고 교회 달력이 걸리게 되었다. 엄마 따라 한 번씩 드렸던 예배는 내겐 특별한 것도 없었고 무의미하고 냉랭하기만 했다.

 결혼하고도 집 근처 작은 교회에서 나의 믿음보다는 작은 교회 목사님의 관심으로 주일에는 교회에 나갔다. 그리고 이사를 오면서 그 교회가 멀어졌고 주일도 빼 먹기 시작했다. 딸아이들을 키우면서 세상 것과 세상 재미에 빠져 정신없이 살았다. 그러다 올케언니와 아는 집사님의 권유로 나와 동생은 예안교회로 오게 되었다.

 예배시간 목사님의 쉬운 말씀과 강단 메시지가 예수님을 모르고 믿음의 확신이 없었던 내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게 하고 따뜻해지게 되었고 또한 예배 시작 전에 드리는 복음 찬양의 멜로디와 가사는 날 감동시켰고 목이 메어 끝까지 부를 수 없게 했고 예배 시간마다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그렇게 주일 학교 봉사도 하면서 10년 넘게 예안을 섬겼다. 그러나 성경 교리에 무지했던 난 말씀에 목말라 있었고 알 수 없는 호기심에 이끌려 어떤 곳에서 성경 공부를 하다 이단임을 알고 박차고 나온 경험도 했다.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그 미혹의 영에 빠지지 않게 날 붙드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예안에서 제자반 훈련에 임하게 되었다.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의 메시지가 알고 싶었고 또한 하나님도 뜨겁게 만나고 싶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선 나의 믿음의 그릇대로, 이슬비와 가랑비에 옷 젖듯 느리게 믿음과 은혜를 체험하게 하시는 것 같다.

 지금 변화된 난 매일 성경을 읽는다. 말씀이 꿀처럼 달게 해달라고 기도하면서 성경일독의 은혜도 주셨고 부족하지만 낮은 자세로 주일학교에서 섬기고 봉사하게 하셨다. 또한 작지만 기도가 응답되어 지는 걸 체험하게 하시고 하나님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음을 깨닫게 하셨다. 이제 믿지 않는 나의 가족들을 권면하여 예배의 자리로 인도해 주실 것을 간절히 기도하며 한량없는 은혜에 감사드린다. 

- 송진숙 집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