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언니와 오빠가 남의 탓을 하며 자기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라온 저는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에 대해 남의 탓만 하는 언니와 오빠를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모든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하였고 그런 생활이 반복될수록 세상에 믿을 것은 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살아왔습니다.

주변 분들이 종교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저는 ‘나신교(내가 신이다.)’ 라고 외치며 인생은 내가 노력한 만큼 얻는 것이고,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장담했습니다. 하지만 저도 나이가 들어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그 하나뿐이 소중한 아이가 힘들어 할 때 제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옆에 있어 주는 일밖에 없다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사랑하는 아들로 인해 신을 믿지 않았던 제가 어느 순간 막연한 누군가에게 간절히 기도하게 되었고 신의 존재에 대해 어렴풋하게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예안교회를 알게 된 것은 상당히 오랜전이었으나 일 년에 한두 번씩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손님처럼 잠깐씩 다녀가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형제자매보다 더 가까이 지내는 지인이 꾸준히 인도하지 않았다면 저는 기독교인이 되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기독교인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 차있던 제가 기독교에 대해 기분 좋지 않은 말을 할 때도 그 분은 조용히 듣고만 계셨고 강제적으로 교회로 인도하지도 않으셨습니다.

그냥 제가 준비될 때를 기다려주신 그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분 덕분에 손님으로나마 몇 년 동안 예안교회가 낯설지 않을 만큼 드나들게 되었고 하나님을 마음에 모시기로 결심했을 때 바로 예안교회에 다니기 시작하였습니다. 목사님의 말씀이 너무 어렵지 않아서 좋았고 찬양단의 노래가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어서 좋았습니다.

제가 조금씩 마음이 편해지면서 남편에게도 조금 더 편안하게 대할 수 있었고 아주 조금씩 달라지는 저의 모습을 보며 남편도 교회에 같이 다니게 되었습니다. 새가족반 교육을 받으며 하나님을 진정으로 믿는 것의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지•정•의적인 믿음, 아직 멀게만 느껴지는 완벽한 믿음의 단계지만 하나님께서 이끌어 주실 거라 믿고 열심히 듣고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아들에게도 믿음의 씨앗을 뿌려주셔서 이 험한 세상 담대하게 살아나갈 수 있는 힘을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 손현영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