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뜯는 할머니들

교회주변의 화단에서 어느 낯선 할머니 두분이 머리를 수건으로 감싼 채 잡초를 뜯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시청에서 고용한 분들이 나와서 일을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곳은 교회의 영역에 속하기에 그렇게까지 서비스(?)해줄 필요는 없는데⋯하면서. 그러면서도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수고하십니다. 고맙습니다. 어디서 나오셨나요? 아 ,네. 하고. 그냥 일만 하십니다.다시 여쭈었습니다. 그랬더니 아, 저희는 요 매주 화요일마다 예안교회에서 식사대접을 받는 노인들입니다.

그런데 늘상 미안하고 고마워서 뭔가 보답을 하고 싶은데 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죠. 그러다가 예안교회 주변을 보니까 이렇게 잡초가 우거져 있어서 조금이라도 보답코자하는 마음으로 일을 하는 것입니다. 아, 예. 저희 교회에서는 당연히 섬기는 마음으로 하는 것인데 굳이 이렇게 안하셔도 됩니다. 아니예요. 저희들이 좋아서 하는 것인데요. 감사해서 하는 것인데요. 이분들의 얼굴은 그야말로 기쁨이 넘치는 천사들의 얼굴이었습니다. 이분들을 통해서 더운날씨에 냉수를 마시는 듯 했습니다. -오주환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