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에서 희망으로!

 저는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36년 동안 익산을 벗어나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저희 친가와 외가 쪽은 절실한 불교 집안이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저희 어머니께서는 한 달이면 2~3번씩 시루에 떡을 하시고 그 옆에 촛불을 켜 놓으셨고, 명절이나 제사 때에는 정성껏 음식을 장만하시어 상을 세 개나 차리셨습니다.

 저는 이런 모습을 24년간이나 보고 자랐기 때문에 별 이상하다는 생각도 없이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자랐습니다. 그런데 제가 결혼을 하게 되던 해 저희 시댁 쪽은 믿음 생활을 열심히 하시는 기독교 집안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교회에 발을 디디게 된 것은 제가 기독교 집안으로 시집을 가게 된 동기와 목사님께서 주례를 서 주신다는 이유로 별 생각 없이 교회에 다니게 됐습니다.

 저는 그렇게 교회에 다니게 되었고 결혼을 해서 남편과 바로 사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주님의 축복이 있었다고나 할까요? 저희 사업장이 바로 교회 옆이었습니다. 저희 집과 교회는 담하나 차이였습니다. 저는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처럼 주님도 모르고 성경, 찬송도 모르는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그 목사님께서 저희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주셨습니다. 너무나 고통스럽고, 삶의 의욕을 잃게 되었습니다.

 저는 눈물도 많이 흘리고 그나마 제가 걸음마를 배우는 과정도 포기했죠. 어렸을 때도 교회에 다녀보지 못한 제가 그 목사님을 통해 생각하게 된 것은 목사님도 이렇게 남을 아프게 하시는데 다른 교인들은 남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입힐까? 이런 생각 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교회 옆에서 사업한다는 이유로 7년이란 세월을 믿음 하나 없이 다니게 되었습니다. 지루하고, 가기 싫고, 시계만 자주 바라보는 그런 믿음이었습니다. 마침내 교회를 떠나는 3개월이란 공백 기간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시원섭섭했는지요. 그러던 중 예안교회 집사님들이 저희 집을 방문하셨습니다. 저는 그때 모든 믿음 생활을 포기했기 때문에 예안교회에서 오시는 분들을 뵈면 귀찮아 숨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저를 버리지 않으셨는지 집사님, 전도사님을 계속 저희 집에 보내시고 예안교회에 다니는 제 친구도 있어서 권유를 하였습니다. 저는 차일피일 미루다가 그래 한 달만 다녀보자! 예안교회 목사님도 그 전 교회 목사님과 똑같으시면 그 때 포기하자! 그렇게 결심했지요. 결심 이후 제가 예안교회에 첫 발을 디딜 때의 제 기분은 이상하리만큼 흥분되고 설레었습니다.

 첫 예배를 마쳤을 때의 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저에게 제2의 믿음 생활은 시작되었고 한 달만 이라는 제 생각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져 버리고 이제는 주일이 기다려지는 아이, 찬송이 즐거운 아이, 교회라는 단어가 거부감 없이 평안한 아이로 거듭났습니다. 제게 다시 기회를 주신 예안교회 집사님들과 목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김귀영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