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년 전 여동생의 손에 이끌려 교회에 처음으로 발을 디디게 되었습니다. 주일날이면 동생의 체면 때문에 주일마다 빠지지 않고 출석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단지 교인이었지 신자는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지내다 아내와 결혼을 하였고 단란한 가정을 꾸미고 살았습니다. 90년대 초부터 부동산을 사두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친구의 권유로 은행융자를 얻어 여기저기 손을 대었지만 신통치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영등동에 토지를 구입하여 빌딩을 건축해 보자는 친구들의 권유로 가지고 있던 얼마간의 돈과 은행융자를 받아 계약금을 치르고 나머지 잔금을 준비하면서 저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들뜬 기분으로 즐거운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 당시 그 친구의 빚보증 간청으로 난생처음 아내도 모르게 인감을 내주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시련이 닥쳐왔습니다.

 직장생활로 규칙적인 삶만을 살던 저에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는 않았습니다. IMF가 시작된 것입니다. 잔금을 치르기 위해서 팔려고 했던 부동산은 매일매일 값이 떨어지고 싸게 팔려고 해도 팔리지도 않았습니다. 중도금을 치르지 않으니 중도금이자는 고이율로 산더미같이 쌓이고, 동업하기로 했던 친구들 사이는 점점 멀어져 서로 원망을 하게 되고, 급기야는 한 친구가 동업을 주도했던 친구를 고소, 고발을 하게 되고, 친구 빚보증을 해준 은행에서는 독촉장이 날아오고, 하루하루의 삶이 죽음의 나날로 바뀌었습니다.

 아내의 얼굴 보기가 미안해서 죽음까지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말없이 옆에서 묵묵히 위로해준 아내와 가족이 없었더라면, 생각조차도 하기 싫은 나날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내가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모든 걸 하루라도 빨리 잊어버리고 더 늦기 전에 하나님께 나아가 엎드려 기도드리자며 나를 위로하며 격려해주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잊고 살았던 가장 소중한 한 가지를 그제서야 찾았던 것입니다. 우리부부는 하나님께 엎드려 눈물로 새벽제단을 쌓기 시작했으며, 그렇게 해서 비로소 교인이 아닌 신앙인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된 것입니다. 우리가정에 어둠이 걷히고 평안이 찾아 왔으며, 막혔던 일들이 조금씩 해결되는 놀라운 은혜를 맛보게 된 것입니다.

 때를 따라 돕는 주님의 은혜에 감사할 뿐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체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위의 여건과 형편 때문에 성숙한 믿음생활을 하지 못하고 다시금 방황과 갈등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교회생활이 갈등을 주고 만족을 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마음에 품고 있던 교회를 찾았는데 바로 예안교회였습니다.

 목사님의 말씀을 들은 첫 날부터 말씀에 매료되어 오랜 장고 끝에 은혜와 말씀이 넘치고, 영혼을 치료해주는 교회를 선택했습니다.

 이날은 내 인생의 갈림길이 되었습니다. 등록 후 성도님들과 많은 교제를 나누며 긍정적 사고로 바뀌었고, 새가족반과 성신반 훈련을 통해서 참 주님을 만나게 되었으며, 물질적인 축복도 받았습니다. 근 20여 년간 교회에 다니면서도 하나님을 모르고 지냈던 저에게 기쁨과 감사를 맛보며 살 수 있도록 여기까지 인도해 주신 하나님 은혜에 감사 할 뿐입니다.

-김선기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