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작년 5월 서순정 권사님의 권유로 예안교회에 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하루라도 빨리 익산을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냥 익산이 싫었습니다. 익산에서 4년을 살면서 좋은 인연도 많았지만 너무나 큰 상처가 되는 인연도 있었습니다. 일가친척 친구 하나 없는 곳에서 외로움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꿈꾸고 계획했던 일들이 생각처럼 이뤄지지 않고 어그러지고 포기하게 되니 제 스스로가 너무나 부족하고 못나게만 느껴져 호의를 호의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예민하고 모난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서권사님께서 처음 교회에 가자고 했을 땐 부정적인 생각이 컸습니다. 권유하시니 한두 번 참여함으로 예의라도 지키자는 마음에 왔던 게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처음 예배를 드리게 된 날 너무나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깨끗하고 정갈한 시설에 흐트러진 마음이 정돈됨을 느꼈고, 처음 뵙는 분들이지만 너무나 반갑게 인사해 주시니 따뜻함을 느꼈고, 호산나 찬양단의 찬송에 너무나 설레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성경책을 펴고 목사님의 말씀을 들을 땐 명쾌하고 시원시원한 말씀에 머리와 가슴이 맑아짐을 느꼈습니다.

 그 날 첫 예배 이후 제 인생에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되도록 술자리를 피하고, 꾸준하진 못하더라도 운동을 하고, 멍 때리는 시간엔 성경책을 읽고, 예전의 나라면 예민하게 반응할 상황에서도 한 번 더 생각하고 이해하려 애쓰는 것.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일상적인 일들이겠지만 저에게는 너무나도 어려웠던 일들이 시도되고 변화되어 가는 걸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첫 예배의 감동을 잘 지켰어야 했지만 익산에도 코로나 확진자가 다수 나오면서 예배에 나가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올 때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는 일을 하다 보니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핑계 삼아 예배에도 잘 참여하지 않게 되고, 성경을 읽어도 이해가 쉽지 않으니 마음이 느슨해져 갔습니다.

 그즈음에 새가족교육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모니터로 인사하고 말씀을 나눈다는 것이 어색하고 민망하기도 했지만 한두 번 시간이 지나고 익숙해지니 기다려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막연히 답답하지만 뭐가 궁금한지도 잘 모르는 저처럼 신앙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겐 하나씩 하나님에 대해 알아가고 예수님에 대해 알아 갈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복되고 너무나도 귀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작년의 저는 익산을 하루 빨리 떠나고 싶었습니다. 그때 저는 예수님을 몰랐고 예안교회를 몰랐습니다. 지금의 저는 오래도록 익산에 살고 싶습니다. 지금의 저는 우리 아버지 하나님과 예수님을 알게 되었으며, 예안교회에 다니고 있습니다. 아직도 너무나도 모르는 것이 많고 미련하고 부족한 사람이지만 아버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이끄심으로 보다 나은 사람이 되고 열심 으로 섬길 수 있는 그런 제가 되길 소망합니다. 

  -김덕호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