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 시린 겨울 날씨 만큼이나 나의 영적인 삶에 황폐의 시기가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과자, 사탕 받는 즐거움으로 찬송과 기도를 했고, 청소년 시기에는 그럭저럭 어쩔 수 없이 다녔다고나 할까요. 직장 생활의 바쁜 일상 속에 주님을 잠시 잊고 결혼 후엔 아이를 가진 두려움에 아이 낳을 때의 고통을 생각하며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둘째가 생기고 셋째가 생기고서 부터는 주일아침에 세 아이를 데리고 나 자신을 준비하다 보니 도와주지 않는 남편을 원망하며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10년의 결혼 생활이 이렇다 보니 아이들이 커가면서 나의 가슴에는 알지 못할 공허함과 그 동안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 하는 생각만 가득했습니다. 세 아이를 분만하면서도 한시도 잊지 않았던 주기도문을, 하나님 아버지 이름을 어느덧 잊고선 세상만 바라보며 살았습니다.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살아있어서 주일 아침 베란다를 통해 들어오는 저 멀리 건물 꼭대기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죄를 짓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느 날 입주 때부터 알게 돼 친하게 지내게 된 아래층 애기 엄마와 차를 마시며 이야기 하던 중에 예안교회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성령이 뜨겁게 살아 역사하며 말씀의 은혜가 충만하다며 자신이 교회에 나가서 많은 은혜를 받았다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정말 활짝 핀 꽃송이 같았습니다. 아이들도 이젠 어느 정도 자라고 나 혼자는 갈 수 있을 것 같아 주일날 아래층 엄마와 같이 예안교회의 문턱을 넘어 하나님 앞에 두 손을 모은 순간 주체할 수 없는 죄의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습니다.

누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왜 그렇게 눈물이 흐르던지. 찬양의 은혜가 가슴을 채우고 말씀의 은혜가 내 죄를 회개하며 되돌아보게 했습니다. 예배시간 동안 성령 충만으로 뭉클했고, 하나님을 다시 만났다는 기쁨과 나의 죄를 깨닫게 해주시고 새로운 앞날을 준비해 주신 하나님의 변함없는 사랑에 감사했습니다. 교회가 집과 가까운 곳으로 이전해서 오고 나의 생활은 주일과 수요예배, 금요예배까지 정말 기다림으로 설레이고 예배 후 가슴 가득한 기쁨으로 영적인 충만한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도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몇 달 전에 세상 것들과는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 것 같던 남편이 하나님의 부르심에 교회에 등록하게 되고 새벽제단까지 열심히 쌓는 모습에 너무도 감사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어린 자녀들도 주일학교 한번 빠지지 않고 어느 장소에 가든지 하나님의 자녀임을 시인하며 기도합니다. 포장마차에서 오뎅을 먹으며 주님 앞에 감사의 기도를 하던 아이들의 모습에 주인아주머니께선 동화 속의 작은 아씨들 같이 이쁘고, 사랑스러웠다며 웃으셨습니다.

가족 모두가 주님의 자녀로 기도와 말씀으로 하루하루 주신 삶에 충실하려 합니다. 여러 집사님들의 격려와 기도로 두려움을 이기고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리며 주님 닮아가는 삶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김덕순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