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온 할머니 지난 찬바람이 부는 11월의 셋째 주일 하나님께서 세우신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이며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생명의 말씀을 듣고 은혜를 받았으면 땅에 묻어두는 것이 아니라 천하보다도 소중한 영혼의 열매를 거두고자 노력하는 것은 성도의 의무입니다. 하나님께서 택하신 영혼을 구원하고자 네 명의 집사가 터미널에 도착하여 생명의 씨앗을 열심히 심었습니다. 복음을 전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고속버스 입구에서 복음을 전하는 집사님이 할머니와 함께 있다고 합니다. 네 명의 집사가 함께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며 복음을 전하는 동안 할머니는 전주에서 왔다고 하며 ‘횡설수설’합니다. 함께 사는 딸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작은 가방 하나를 가지고 집을 나왔다는 것입니다. 서울에 사는 손자의 전화번호를 알고 손자에게 전화하여 우리에게 임한 상황을 이야기하며 할머니를 어떻게 하였으면 좋겠냐고 물으니 익산에 사는 친구를 터미널에 보내겠다는 말을 듣고 제과점에 들어가서 기다렸습니다. 맛있는 빵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동안 할머니는 우리에게 신세를 지기 싫다고 빵 값을 내겠다고 합니다. 나를 낳아준 부모에게 부족함이 보인다며 때리고 밖으로 나가라는 소리를 수없이 하였을 것입니다. 밖으로 나왔지만 갈 곳을 잃어버린 우리의 어머니를 내가 지켜주지 않으면 누가 지켜주겠습니까? 나는 어른이 되지 않고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젊음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나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을 사랑하고 섬기는 것은 효도가 아니라 당연히 섬겨야 할 의무입니다. 30분이 지났을 무렵 젊은 청년이 제과점에 들어오더니 할머니에게 인사를 합니다.“할머니 저를 기억하겠어요.”“할머니 손자 00의 친구 00에요.” “어렸을 때 할머니 집에서 밥도 많이 먹었던 00에요.”자기를 낳아준 어머니를 사랑으로 안아주지 못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딸은 누구 때문에 이 세상에 나왔는지 묻고 싶었습니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 집을 나온 할머니를 손자의 친구에게 인계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순간 행복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지나가는 터미널에서 사랑으로 무장한 예안교회의 집사들을 만났으니 할머니는 행복한 삶의 주인공이었으며 길을 잃고 방황하는 할머니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준 것에 감사했습니다. 세상에서 방황하는 영혼을 구원의 방주로 인도하고자 터미널에서 보낸 시간은 헛되지 않고 하늘나라에 쌓여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충묵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