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들을 돌이켜 보면서야 비로소 우리 곁에 와 계셨던 하나님을 느낀다면, 

아직도 나의 신앙이 크게 자라지 못했다는 뜻일까? 남편과 나는 사내 결혼을 했다. 

현실에 열심인 남편의 모습에 반했다고나 할까? 

 1981년. 남편이 섬기는 교회 목사님을 모시고 결혼식을 올렸다. 남편은 당시 저녁에 대학원을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신혼 분위기는 아예 생각도 못했다. 

 ‘86년 아시안 게임 직전에 남편은 미국 연수를 떠나게 되었는데 무슨 이유인지 출국 하루 전에 비행기표를 이틀 뒤로 연기하였다. 그런데 남편이 처음 출국하기로 한 그날 김포공항에 폭발 사고가 나 남편이 타고 가기로 한 비행기의 탑승객들과 출영객들이 

죽고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당시만 해도 공항까지 나가서 출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음을 생각할 때 간담이 서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상 일에 너무 열심이다 보니 자연 교회 출석에도 문제가 생겼다. 당시 교회는 영등포에 있었고 우리는 송파에 살았기 때문에 교통 문제를 핑계로 주일이 되면 세상으로 새 나가는 일이 더 많았다.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속에 있지 아니하니” 라고 말씀하셨는데도 그 말씀이 진정으로 마음에 와 닿지가 않았다. 

 그때 하나님은 정말로 좋은 이웃을 우리에게 보내 주셨는데 교회 집사님이셨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자상한 이모였고 나에게는 언니 같았다. 그 집사님의 강요에 못 이겨 

교회에 출석하게 되었는데 부흥사인 담임목사님의 설교에 남편은 거부감을 보였다. 

그러나 그 교회 장로님의 끈질긴 권면으로 결국 변화되었으며 남편의 해외 근무로 출국할 때까지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였다.

  1995년 겨울은 나에게 무척 춥고 아픈 때였으나 그 와중에 하나님의 역사를 본 뜻있는 겨울이었다. 부잣집 막내아들로 태어나서 남에게 조금이라도 해 되는 일 않으시고 늘 손해만 보며 사신 친정아버지께서 예기치 않은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두 달 만에 세상을 떠나셨다.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부터 고통이 본격화되더니 혼수상태에 빠지셨고 병간호하는 가족들조차도 두려움이 생길 정도로 표정이 일그러지셨다. 

 그리고는 운명하셨는데 바로 그때 나는 너무나 놀라운 표정의 변화를 보았다. 사탄이 데리고 가는 영혼은 표정마저도 악마 같다는데 분명 아버지는 천사들과 같이 하늘나라로 들려 올라가신 바로 그 표정이었다. “죽으면 하나님 앞으로 갈 거다.”라고 병상에 누워 말씀하시던 말씀대로 하늘나라로 가셨다.

 아, 이 사건은 나에게 형용할 수 없는 충격이었다. 그때부터 마음을 고쳐먹고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고, 드디어 목사님의 말씀이 내 마음에 와닿고, 은혜받고 있다. 정말 친정  아버지의 소천을 통해서 나는 천국을 간접 체험했다. 천국은 분명히 있다. 나도 친정아버지의 뒤를 좇아서 더욱 열심히 신앙생활하고, 복된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

                                                                 - 김종숙 성도 -